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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16] 목회자 칼럼

이년을불쌍히 여기소서

 

하나님께서 저를 장가 보내시면서 주신 약속의 말씀은 "너는 복의근원이 될것이다.(창12:1-3)" 였습니다.

복의근원은 부부사이에서 부터 시작됩니다. 나 때문에 아내가 복을 받는 것이지요. 그러나 뒤돌아보면 제가 아내에게 복의 근원도 되었지만 아내의 속을 뒤집어 놓는 악의 근원이 될때도 많았어요. 결혼전에는 신앙선배님들이 부부 싸움하는 걸 보면서 속으로 "신앙 좋은 선배님이 왜 저러지?" 하면서 판단도 했어요.

나는 결혼하면 최고의 남편이 될것이야 하면서 자신 만만해 했던 기억도 납니다. 철딱서니가 없었던 거지요. 12년 전쯤 무슨 일인지는 기억이 안나는데 심하게 말 다툼을 하고는 한 3일간 서로 냉전을 벌리면서 말 없이 지냈어요. 밥도 같이 먹고 잠도 한방에서 자지만 말 안하는게 우리 부부싸움인 거지요. 한 3일 지나니까 도저히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었는데 마침 아내가 기도하고 자자고 하더군요. 그래서 어린양 두마리가 침대 위에 쭈그리고 앉아서 기도를 했어요. 그런데 누가 먼저 기도를 시작하는가가 문제가 되더라고요. 먼저 기도하는 사람이 먼저 잘못했다고 회개 해야 하니까요. 잠깐 침묵이 흘렀어요. 아무래도 남편인 내가 먼저 기도해야지 하면서 몇가지 마음에 걸리는 것들을 회개했어요. 교회일 바쁘다는 핑계로 집안일 안 돌보는것을 당연하게 여긴것, 자녀들과 시간 보내지 못한것, 쌀독에 쌀이 있는지 없는지 관심 없는것, 등등...

 

저는 대충 회개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고서는 아내는 무슨 기도를 하나 궁금해 하면서 아내가 기도하기를 기다렸어요. 그런데 잠깐 동안 침묵이 흘렸어요. 왜 기도를 빨리 안하는거지 하는 생각을 하는데 아내가 갑자기 절규하는 목소리로 부르짖었어요. "이 년을 불쌍히 여기소서." 그러고서는 한없이 흐느꼈어요. 그 순간 저는 망치로 머리를 꽝! 하고 한대맞은 기분이였어요. 그러고 그 다음 드는 생각이 "아, 아내가 나보다 하나님하고 훨씬 더더 친밀하구나." 나의 신앙은 바리새인 적이어서 하나님 일은 열심히 한다지만 마음은 하나님과 멀구나, 아내 마음이 하나님하고 더 가깝구나" 저는 그 날밤에 내가 아내 보다 믿음이 더 좋다는 엄청난 착각을 깨달았고 교만을 애통했습니다. "이 놈을 불쌍히

여기소서!"  

                                        

권영국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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