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
우리말 속담 가운데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라는 것이 있는데 보통 '꼴 보기 싫은 사람을 하필이면 피할 수 없는 상황에서 맞닥뜨리게 되는 악연'을 비유하는 의미로 쓰입니다. 참으로 꺼리고 싫어하는 대상인데 어쩌다가 피할 수 없는 곳에서 공교롭게 맞닥뜨리게 되어서 무척 괴로운 상황인 것이지요. 그렇다면 성도님들은 그러한 상황을 경험해 보셨나요? 혹시나 그런 상황가운데 어떻게 하셨나요?^^
제가 실제로 그런 상황을 지난 주일에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저희 교회 주일 예배와 행사를 은혜롭게 잘 마치고 샌프란 지역에 한 교회에 특별 행사에 한 순서를 맡아서 참석을 하게되었습니다. 순서를 맡은 목사님들이 맨 앞줄 지정석에 같이 앉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왠 일입니까?! 아주 오래전 제가 처음 목사 안수 받을때에 저를 시취했던 대선배 목사님이 계셨는데 그 목사님이 당시 일부러 대답하기 불가능한 질문들을 던지면서 저를 아주 곤경(?)에 빠뜨렸습니다. 정말 그 목사님 때문에 지옥같은 시취가 되버렸습니다. 그 뒤로 그 목사님을보면 원수 같이 여겨지고 치가 떨렸는데 그런데 그 목사님이 저보다 먼저 오셔서 맨 앞줄에 앉아 계신것입니다! 15년만에 다시 만난 것입니다! 그 순간 제 입에서 나도 모르게, “정말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나는 구나!”라는 탄식이 흘러나왔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만약에 순서를 맡지 않았다면 다른 자리에 가서 몰래 앉으면 되지만 순서 맡은 목사님들은 맨 앞줄에 같이 앉아야 했기에 피할수 도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결심을 했습니다. 아주 큰 미소를 지으면서 목사님께 다가가서 아주 공손히 그리고 매우 반가운 어조로, “목사님! 정말 오랜만입니다! 잘지내셨죠?” 라고 하면서 90십도 각도로 허리를 숙여 인사를 드렸습니다. 그 순간 목사님이 저를 보자마자 매우 반가워하시면서 눈물을 글썽이셨습니다. 그동안 꽤 많은 시간이 지나면서 어느덧 목사님은 백발이 되셨고 무척 야위여 보여서 측은한 마음까지 들었습니다. 이어서 목사님께서 제게 떨리는 목소리로 하시는 말씀, “제가 김 목사님 아버님을 달라스에서 뵙고 아주 훌륭한 아들 목사님이라고 칭찬을 많이 해드렸습니다. 그리고 제가 종종 새벽마다 목사님 목회와 목사님 교회를 위해서 기도하고 있습니다!”라고 하시는 것입니다. 저는 그 말을 듣는 순간 정말 부끄러운 마음이 확 들었습니다. 저는 목사님을 원수(?) 취급하면서 피해 가려하다가 어쩔수 없이 인사를 드린것인데 목사님은 저를 반갑게 맞아 주시고 또한 자주 기도해 주신다고 하니 정말로 부끄럽고 미안한 마음이 들었던 것입니다. 그러면서 제 마음속에 있었던 오래묶은 미움의 응어리가 단번에 풀어졌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제가 이번 일을 겪으면서 깨달은 것은 “원수를 외나무다리에서 만나는 것이 정말 다행이다”라는 것입니다!^^ 그래야 관계 회복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니 말이지요! 그렇습니다. 혹시나 다음에 원수 같은 존재를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면 무조건 피하려 하지 말고 관계 회복의 기회로 삼아보시길 간절히 소망합니다! 아멘!
하나님의 사랑을 무엇보다 갈망하는 자 김태훈 목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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