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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8.09] “제 아버지…”

  • 1 day ago
  • 2 min read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곳은 달라스 텍사스에 살고 계신 제 아버지의 집입니다. 아버님의 87세 생신을 맞아 장남인 제가 아버지와 단둘이 3일간 시간을 보내기 위해 왔습니다. 아버지께서는 몇 년전에 어머님을 먼저 천국에 보내시고 홀로 지내고 계십니다. 가능하면 자주 찾아뵈어야 하는데, 목회라는 핑계 아닌 핑계를 대며 그리지 못하는 제 자신이 늘 죄송할 뿐입니다.


이번에 아버님을 뵙는 것은 그 어느 때보다 마음이 뭉클하고 눈물이 납니다. 아마도 지난주에 소천하신 김건일 장로님이 자꾸 떠오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아버님을 뵐수 있는 날이 1년에 한두 번뿐이라고 생각하니, 앞으로 함께할 시간이 그리 많치 않다는 사실이 더욱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이제는 아버님도 연세가 드셔서 예전만큼 운전도 불안해 보이시고, 걸음걸이도 무거워 보입니다. 귀도 많이 어두워지셔서 옆에서 큰 소리로 말씀드려야 겨우 알아들으십니다.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제 마음은 너무나 서글퍼집니다.


아버님은 제게 참으로 따듯한 아버지이십니다. 제가 어렸을 적 호기심이 많아 수없이 질문을 해도 단 한 번도 귀찮아하지 않으시고, 언제나 자상하게 설명해 주셨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또한 시골에서 목회하시며 수많은 어려움이 있었음에도 늘 기쁨으로 목회하시던 모습도 잊을 수 없습니다. 이후 미국에 오게 되었고, 제가 대학교에 들어가면서 아버지에 대한 미움과 하나님에 대한 반항으로 무신론자가 되어 방황하기 시작했습니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인생의 밑바닥을 헤매고 있을 때, 어느 날 갑자기 아버지의 편지 한 장이 도착했습니다. 봉투를 열어보니, 여기저기에 눈물 자욱이 흥건히 베어 있는 아버지의 친필 편지였습니다. 그 편지 한 장이 제 인생을 돌이킬 수 있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아버님은 제게 단순한 아버지가 아니라, 인생의 은인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또한 제가 목사 안수를 받는 날, 그전까지는 아무 말씀도 하지 않으셨던 아버님께서 그 날 하신 한 말씀, “제가 이제까지는 실패한 목사인 줄 알고 살았는데, 우리 집안의 큰 아들 김태훈 목사가 안수를 받는 것을 보니 너무나 자랑스럽고, 이제는 목사로서 실패한 인생이 아닌 것 같습니다”… 그 말씀을 듣는 순간 저는 참았던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습니다.


흐르는 세월 앞에는 누구도 장사가 없듯이, 이제 아버님도 인생의 황혼을 맞이한 흔적들이 곳곳에 보여집니다. 그래서 그 어느 때보다 지금 아버님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너무나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어렸을 적에는 아버지가 목사라는 이유로 고생도 많았고, 함께하지 못한 시간도 많아서 제 마음에는 원망과 분노가 가득했습니다. 그러나 제가 목사가 되고 나니 비로소 아버지의 마음과 삶이 이해되기 시작했습니다. 이제는 이런 아버지를 제게 허락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목사의 아들로 태어난 것이 감사합니다. 만약 제가 다른 가정에서 태어났다면 하나님을 만나지 못했을 가능성도 컸을 것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부모님께서 아직 살아 계시다면 시간이 날 때마다 전화 한 통화이라도 더 드리시기 바랍니다. 찾아뵐 수 있다면 한 번이라도 더 찾아뵈십시오. 언젠가는 그 시간이 더 이상 우리에게 허락되지 않을 날이 오기 때문입니다.


- 하나님의 사랑을 무엇보다 갈망하는 자 김태훈 목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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